영화 ‘돈(Money)’은 2019년 개봉한 한국 범죄 드라마 영화로, 한국 자본시장 내 주식 중개인들의 세계와 그 이면에 숨겨진 부패와 탐욕을 사실적으로 그려낸 작품입니다. 박누리 감독의 장편 데뷔작이며, 류준열, 유지태, 조우진, 원진아 등이 출연했습니다. 화려한 금융 세계 뒤편에 존재하는 불법 작전, 내부자 거래, 정보 조작 등 현실적인 금융 범죄를 흥미롭게 담아내며 관객의 높은 몰입도를 이끌어냈습니다.
1. 영화 개요 – 화려함 뒤의 불법, 주식 시장의 민낯
‘돈’은 한국 증권가에서 실제로 벌어졌던 다양한 금융 스캔들에서 모티브를 얻은 작품으로, 특히 ‘작전세력’과 ‘작전주’를 중심으로 한 시장의 어두운 면을 드라마틱하게 풀어냅니다. 감독 박누리는 실제 금융권 종사자들의 인터뷰와 기사, 리서치 자료 등을 철저하게 조사해 현실감을 살렸으며, 극적인 서사와 장르적 긴장감을 동시에 구현해 내며 금융 영화의 장르적 확장을 시도했습니다.
이 영화는 단순히 돈을 많이 벌고 싶어 하는 주인공의 욕망을 그리는 것을 넘어, 자본주의 체제 속에서 ‘성공’과 ‘윤리’ 사이에서 고민하는 인간의 심리를 깊이 있게 조명합니다. 빠른 편집과 긴장감 넘치는 대사, 실감 나는 주식 시장의 묘사가 어우러져 젊은 관객부터 직장인, 금융 종사자까지 폭넓은 호응을 얻었습니다.
2. 영화 줄거리 – 돈이 전부인 세상, 그 유혹의 끝은
주인공 조일현(류준열)은 금융권 취업에 성공한 신입 주식 중개인입니다. 그는 어릴 적부터 ‘부자가 되고 싶다’는 꿈을 꾸며 자랐고, 대기업 취업을 통해 그 꿈에 한 발 다가섰다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현실은 냉정합니다. 증권사에서는 실적 압박과 고압적인 상사 아래에서 눈치만 보며 하루하루를 견뎌야 합니다.
그러던 어느 날, 일현은 정체불명의 작전 설계자 ‘번호표’(유지태)를 만나게 됩니다. 그는 주가 조작으로 엄청난 수익을 내는 베일에 싸인 인물로, 금융 시스템의 허점을 이용해 시장을 움직이는 거물입니다. 번호표는 일현에게 ‘함께하면 단기간에 억대 연봉을 받을 수 있다’며 손을 내밉니다. 일현은 망설이다가 결국 유혹을 받아들입니다.
그 후 그는 번호표의 설계 하에 ‘작전주’를 매집하고, 시세를 조작해 주가를 인위적으로 상승시킵니다. 주가는 폭등하고, 그는 단숨에 고급 아파트와 외제차를 보유한 상류층 인생으로 진입합니다. 하지만 이 모든 행위는 불법이며, 금융감독원 소속 조사관 한지철(조우진)은 이들의 움직임을 주시하기 시작합니다.
시간이 지나면서 일현은 작전의 리스크와 양심의 가책에 시달리게 됩니다. 순식간에 인생이 바뀌었지만, 그 뒷면에는 무수한 피해자와 불법이 자리하고 있다는 사실을 자각하게 됩니다. 일현은 점점 자신의 선택이 옳았는지, 돈이 과연 전부였는지를 고민하기 시작합니다.
한편, 번호표는 점점 더 큰 규모의 작전을 설계하며 수많은 개인 투자자들을 희생양으로 삼고자 합니다. 일현은 그와의 관계에서 벗어나고 싶지만, 이미 너무 깊이 빠져나올 수 없는 선까지 와버린 상황. 결국 일현은 결정적인 선택의 순간을 맞이하게 됩니다.
영화는 마지막까지 긴장감을 놓치지 않으며, 금융 범죄의 허점과 피해 구조, 내부고발의 윤리성까지 치밀하게 그려냅니다. 모든 인물이 각자의 욕망과 현실 사이에서 어떤 선택을 하는지가 주요 갈등 축이 되며, 단순한 범죄극을 넘은 인간 드라마로 확장됩니다.
3. 감상 후기 – 진짜 부자가 된다는 것의 의미
‘돈’은 단순한 금융 스릴러가 아닙니다. 이 영화는 자본주의 사회에서 ‘성공’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된 부도덕과, 그것에 무력하게 끌려가는 개인의 심리를 날카롭게 파헤칩니다. 영화가 전개되는 동안 관객은 주인공 일현과 함께 유혹을 느끼고, 동시에 위기와 양심의 갈등을 체험하게 됩니다.
류준열은 처음에는 풋풋하고 순진한 사회 초년생으로, 후반부에는 복잡한 감정과 내면의 갈등을 품은 인물로 변화하는 과정을 안정감 있게 소화했습니다. 유지태는 항상 침착하고 절제된 어조로 등장하지만, 말 한마디 한마디에서 느껴지는 위압감은 대단하며, 금융 중개인 세계의 냉혹함을 대변합니다.
특히 이 영화가 인상 깊은 이유는 ‘돈’이라는 단어의 본질을 진지하게 묻기 때문입니다. ‘돈을 많이 벌고 싶다’는 말은 누구나 하지만, 어떤 방식으로 벌 것이며, 그 대가로 무엇을 잃게 되는가에 대한 질문은 쉽게 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는 바로 그 질문을 던집니다. 당신은 돈을 위해 어디까지 갈 수 있습니까?
또한 이 영화는 주식 시장의 허점을 실감나게 묘사함으로써, 금융 문외한들에게도 경각심을 줍니다. 시장은 정직하지 않으며, 수많은 정보가 왜곡되고, 작전 세력이 무고한 투자자들의 희망을 이용해 이익을 취하는 구조임을 보여줍니다. 이는 오늘날에도 여전히 유효한 메시지입니다.
영화의 빠른 전개, 세련된 연출, 긴장감 있는 편집은 관객이 끝까지 집중할 수 있도록 이끕니다. 무엇보다 이 작품은 범죄의 스펙터클이 아니라, ‘선택의 무게’와 ‘윤리의 가치’를 강조한다는 점에서 여운을 남깁니다. 결국 주인공 일현은 어느 것도 확실하게 얻지 못하고 떠나는 결말을 맞이하지만, 그 안에는 작지만 중요한 깨달음이 담겨 있습니다.
결론적으로 ‘돈’은 금융이라는 복잡한 세계를 배경으로, 인간의 욕망과 윤리 사이의 갈등을 설득력 있게 그려낸 작품입니다. 돈의 유혹은 달콤하지만, 그 끝은 언제나 뭔가를 잃게 만듭니다. 이 영화를 통해 관객은 다시금 ‘진짜 성공이란 무엇인가’, ‘돈은 수단인가 목적인가’를 스스로에게 묻게 됩니다. 단순한 오락 영화가 아닌, 현대 사회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가 공감하고 고민해봐야 할 문제의식을 담고 있는 수작입니다.